고영희김씨네 43

고양이의 수명과 집사들이 유난스러운 이유.

고양이에 관한 연구, 의학의 발전 등은 고양이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속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으로 고양이 곁에서 평생을 함께하며 케어하는 집사의 노력이 있다. 그 노력이 있기에 고양이의 생명 연장과 묘생의 질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생명 연장의 꿈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끔 집사의 노력을 주위에서 '참 유난스럽다.'라는 말로 평가절하하는 경우를 본다. 필자도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한데, 그만큼 집사들은 정말 많은 일을 한다. 고양이 밥, 물, 화장실, 놀이 등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고, 영양제와 특정 질환에 대비 및 관리 등도 늘 신경 써야 한다. 당연히 고양이 관련 공부와 정보 수집은 필수다. 요즘 고양이들이 의학의 발전으로 15~20년 정도는 산..

매일 집사의 타임 테이블. 집사의 일상은 이렇다.

고양이에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규칙적인 계획표 하나를 부여받은 것과 같다. 다른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고양이는 시간관념이 굉장히 철저하다. 자신이 밥을 먹는 시간, 노는 시간, 기타 정기적으로 고양이에게 좋은 뭔가를 한다면 항상 그 시간을 기억하고 준비할 것이다. 집사 역시 항상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고양이와 함께한다. 아침. 밤새 당신의 고양이가 감자와 맛동산을 잘 생산했는지 점검하고 채굴에 들어간다. 채굴하면서 오늘도 건강한 감자와 맛동산을 확인하며 고양이에게 감사의 아침 인사를 전해본다. 깨끗하게 정돈된 화장실을 보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물그릇을 잘 닦아 새로운 물을 채워 넣는다. 깨끗한 그릇에 아침 식사를 급여, 다행스럽게 자동 급식기가 있다면 아침 급여는 끝났을 테고, 밥을 먹은 그..

복이와요~ 이빨과 수염을 모으는 고양이 집사들.

고양이의 이빨이나 수염을 모으는 집사들이 있다. 필자도 딱히 모은다고 모으진 않지만 결국 모아둔다. (결국, 모은다는 거잖아!?!) 복이 온다느니 좋은 일이 생긴다느니 이런 속설은 차치하더라도,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깨알같이 귀여운 이빨이나 수염을 버리기는 아깝기 때문이 아닐까? 이갈이 시기에 발견되는 유치들. 고양이는 보통 4~6개월 정도에 이갈이를 시작한다. 이때, 유치들이 빠지고 영구치가 나게 되는데, 장난치다가 빠지기도 하고 뭔가를 먹다가 빠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발견하는 집사도, 이미 먹어버려서 구경도 못 해본 집사들도 있다. 필자의 경우는 루이의 이빨은 몇 개 가지고 있지만, 단비의 이빨은 단 한 개도 확인하지 못했다. 사실 단비는 루이 때의 경험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녔지만, 아쉽게..

집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

집사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보면 분명 이상하게 볼 것들이지만, 집사라면 공감할만한 익숙함.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정말 가볍게 이야기해본다. 사막... 발에 붙는 모래들이여~ 아무리 청소기를 돌리고 쓸어도 어느 순간 정신 차리면 나의 발바닥엔 모래가 박혀 있다. 나름 청소한다고 해도 이놈의 모래는 어디서 그렇게 나와서 나의 발에 붙는지... 얇으면 얇은 대로 안 없어지고, 가끔 두꺼운 모래라도 밟으면 아프기도 하다. 집사의 고생은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고양이들은 너무 발랄하게 화장실에서 뛰쳐나온다. 당연히 모래는 촤아~. 아무리 사막화 방지 매트를 깔아도 결국 방으로 흩어지는 모래들이여~ 털. 털. 털. 언젠가부터 눈에 뭐가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털이다..

고양이와 함께 자는 생활은 어떨까?

첫째 고양이 루이의 격리 이후, 집안에서 영역 확장이 일어나면서 어느 순간 고양이와 함께 침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와 함께 자면서 얻는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고양이와 함께 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여러분께 공유해보겠다. 고양이와 함께 자는 것. 괜찮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괜찮다. 특별히 제한사항이 있다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이다. 집사가 원한다면 함께 자면 된다. 정말 따뜻하고, 특별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한 번 정한다면 그 이후에는 바꾸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고양이 한 번 정해진 것은 어지간하면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는 잠자리도 마찬가지고, 그렇기에 신중히 선택해야 하겠다. 함께 자는 것을 조금 고려해 봐야 할 경우도 있다. 집사가 호..

냥5. 고양이가 자꾸 물어요.

루이는 애교가 참 많은 고양이었다. 근처에 있으면 쉬지 않고 골골송을 불러대며 박치기와 그루밍, 그리고 깨물 거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루이였지만, 점점 무는 강도가 강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서 듣기론 초장에 못 잡으면 집사의 팔과 다리는 상처투성이가 될 거라던데...... 점점 걱정이 밀려왔다. 세게 무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세게 무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어리기에 무는 강도 조절이 조금 어려웠고, 성장기의 이빨은 얇고 날카로웠기에 고통이 조금 직접적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주 가벼운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문제였다. 대부분의 집사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한다. 처음엔 요즘 대부분의 집사가 그렇듯 검색 창에 질문들을 찾아봤다. '깨물 때는 같이 귀를..

자는 고양이는 집사에게 정말 위험하다.

집사 생활을 하다 보면 '고양이는 정말 요물이구나.' 라는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끼는 때가 있다. 언제일까?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제일 크게 느끼는 건 '집사의 리듬이 고양이로 인해, 깨졌을 때'가 아닐까 싶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집사의 게으름을 고양이가 부추겨 집사가 무너질 때? 그 말이 그 말인가? 고양이는 정말 잘 잔다. 고양이의 하루 평균 수면량은 12~16시간이라고 보통 이야기한다. 24시간 기준, 적어도 반 이상을 잠에 투자한다. 에너지 넘치는 자묘의 경우는 (딥슬립만 제대로 보장된다면) 엄청나게 잔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데, 성묘가 되는 순간부터 수면량이 정말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런데. 자는 고양이의 모습은 정말 세상 사랑스럽다. 고양이가 좋아서, 혹은 이제 집사로서 고양이에게 스며들 ..

냥4. 집을 꾸미기 시작하다. 고양이를 위하여

루이를 입양하기로 한 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루이에게 맞는 환경을 꾸미는 일이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는 많은 정보가 없었기에 천천히, 하나씩, 공부하면서 꾸며가기 시작했다. 시작은 러그부터! 무엇보다 걸리는 점은, 불편한 다리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픽픽 넘어지는 것이었다. 넘어지는 모습이 얼마나 마음에 턱턱 걸리던지...... 루이를 위해서 깐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집의 바닥엔 우리의 무릎을 생각해서 굉장히 두꺼운 장판이 깔려 있었다. 일반적인 장판보다 두께감이 큰 장판이었고, 거기에 우리는 먼저 러그부터 깔아보기로 했다. 여러 매트를 고려했지만, 미끄러지지 않고 쿠션감이 있으며 빨기도 쉬워야 했기 때문에 흔히 와플 매트로 불리는 녀석을 구매했다. 적당한 크기에 사막화까지 어느..

이게 사람 집인가? 고양이 집인가?

'이게 사람 집이야? 고양이 집이야?' 고양이 집사의 집을 누군가가 방문하면 꼭 한 번 듣는 말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 갖추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꿈꾸던 집의 모양은 저 멀리 희미한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남에게 저렇게 한마디 들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마음속 나 자신에게 한 소리 듣는 순간, 흔히 말하는 현타가 정말 세게 온다. 집사, 캔따개, 고양이의 하인 등...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을 부르는 명칭은 나라마다 참 다양하다. 대부분 상전을 모시고 사는 어느 노예나 하인으로 호칭되고 있는데, 그만큼 고양이를 지극정성으로 케어하기 때문에 붙여진 재미있는 호칭이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집사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는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지 고양이를 모시고 살..

집사의 분리 불안 말만 들어봤지, 직접 겪어보니.

고양이 분리 불안은 들어봤어도, 집사의 분리 불안이라니. 뭔가 생소하지만 그럴 듯도 하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고양이 없는 집사가 이리 불안함을 느낀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고양이는 생각보다 여유롭다. '고양이는 혼자서도 알아서 잘 큰다.' 라는 말이 얼마나 잘못된 말인지, 집사가 되면 쉽게 몸으로 겪게 된다. 조금만 공부하면 고양이가 혼자의 고독을 즐기는 동물이 아니라, 외로움을 아주 잘 타는 동물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밥이나 화장실, 기타 고양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자원들이 풍부하다는 전제라면, 1박 2일 정도는 고양이에게는 오히려 혼자만의 꿀 같은 시간이다. 물론 1박 2일도 횟수가 자주라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아주 가끔이라면, 귀찮게 하는 집사도 없고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