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네이야기 3

냥12. 안심?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범백혈구감소증

냥12. 안심?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범백혈구감소증. 단비의 동물병원 입원으로 상황은 크게 나아지는 듯했다. 무엇보다 단비가 더는 생명의 위협 없이 우리의 보호 안에 들어왔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매우 편하게 만들었다. 동물병원의 기초 검진에서의 큰 특이사항은 없었고, 우려했던 앞다리의 골절도 일반 찰과상으로 확인되었기에 수술까지 고려했었던 나와 아내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긴장이 풀리는 순간 아프기 시작하더라. 조금은 긴장이 풀렸을까? 단비는 지금까지 참아왔던 문제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증상이 보였지만, 무엇보다 가장 문제는 범백혈구감소증, 줄여서 범백이라고 불리는 병이었다. 잠복기를 거쳐 구토와 설사 등으로 증상이 발현되고, 어린 자묘일수록 치사율이 높은 무서운 병이다. - ..

냥11. 6차선 도로에서 만난 김단비.

냥11. 6차선 도로에서 만난 김단비. 아주 평범한 하루였다. 시장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6차선 도로 중앙, 눈에 들어오는 조그맣고 동그란 백설기 같은 식빵. 고영희김씨네 막내 김단비였다. - 4차선 도로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6차선이었다. 아직도 인스타에는 4차선이라고 적혀 있는 건 안 비밀.- 햇살은 좋았지만 11월의 날씨는 은근히 추웠다. 승용차들뿐 아니라, 대형버스나 트럭까지 씽씽 달리는 6차선 도로. 그 넓은 도로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중앙 가림막(?) 아래,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있던 단비는 정말 작고 조그마한 솜뭉치 같았다. 하얀색 고양이의 특성상 조금 꼬질꼬질한 느낌을 제외하면 그렇게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굳이 따지..

냥3. 입양, 그거 쉬운 게 아니더라.

시작은 임시 보호였다. 루이의 임시 보호는 생각보다 길었다. 마음 같아선 함께 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그럴 자신이나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고양이를 약간 무서워하는 것도 걸렸다. 기겁하거나 덜덜 떨 정도는 아니었지만, 동물 자체를 키워본 적 없는 아내에게 고양이는 조금 부담되는 동물이었다. 아내는 루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동감했기에 함께 구조에 나섰지만, 키우는 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나도 당연히 아내가 우선이었고, 임시 보호 후 입양을 전제로 데려왔기에 루이를 돌보면서 입양을 알아보고 있었다. 언제쯤 건강해질까. 생각보다 루이는 허약한 냥이었다. 다리는 불편했고, 머리는 계속 흔들었다. 신경 약을 먹으면서 상황을 봤지만 금방 호전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거기에 고양이 피부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