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 43

냥3. 입양, 그거 쉬운 게 아니더라.

시작은 임시 보호였다. 루이의 임시 보호는 생각보다 길었다. 마음 같아선 함께 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그럴 자신이나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고양이를 약간 무서워하는 것도 걸렸다. 기겁하거나 덜덜 떨 정도는 아니었지만, 동물 자체를 키워본 적 없는 아내에게 고양이는 조금 부담되는 동물이었다. 아내는 루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동감했기에 함께 구조에 나섰지만, 키우는 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나도 당연히 아내가 우선이었고, 임시 보호 후 입양을 전제로 데려왔기에 루이를 돌보면서 입양을 알아보고 있었다. 언제쯤 건강해질까. 생각보다 루이는 허약한 냥이었다. 다리는 불편했고, 머리는 계속 흔들었다. 신경 약을 먹으면서 상황을 봤지만 금방 호전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거기에 고양이 피부병..

냥2. 루이의 입원과 퇴원 그리고 가족이 되다.

루이의 입원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머리를 흔들흔들, 하반신(?)은 비틀비틀. 루이의 움직임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 균형감각도 많이 떨어졌고, 조금만 걷다 보면 금방 넘어지기 일쑤였다. 내가 알고 있는 고양이의 움직임과는 분명 달랐다. 병원의 수의사분들은 나에게 다 각도의 소견을 전달했다. 고양이 복막염 의심, 골반에 가까운 뒷다리의 골절 흔적, 고양이 피부병 등 그 수도 상당히 많았다. 다만 다행스러운 건, '복막염 여부만 음성이라면 나머지는 어떻게든 살아가면서 이겨낼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는 모든 수의사분이 공통으로 내놓은 결론이었다. 3일이 지난 루이의 상태는 굉장히 좋아졌다. 애초에 사람과 친화적이었던 녀석은 병원에서도 이쁨받고 있었다. 3일 후, 우리는 루이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

냥1. 고양이 김루이를 만났다.

다가오는 겨울. 때아닌 폭우 후, 공원에서 만난 고양이. 어디에서 다친 건지, 선천적인 장애인지 알 길 없이 비틀대는 걸음걸이로 나와 아내에게 다가와 울어대던 꼬마. 고영희김씨네의 첫째 고양이 김루이다. 늦은 밤, 공원 길목.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그 길 가운데 루이가 앉아 울고 있었다. '냥~ 냐앙~ 냥~' 산책을 나온 우리 부부의 앞을 호기롭게 가로막은 꼬마 냥이는 어두운 데서 봐도 좀 꼬질꼬질하고, 배가 고픈지 무엇이라도 내놔보라고 쉴 새 없이 울었다. '밥이라도 먹여야 하지 않을까?' 왜 그랬을까? 아내의 그 한 마디에 나는 얼른 새끼 고양이 밥을 사서 돌아왔다. 캔을 따고 주위의 쓰레기를 주워와 그릇을 만들었다. 물과 함께 놓아준 아기 고양이용 밥을 루이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평소 고양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