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김씨네이야기

냥5. 고양이가 자꾸 물어요.

백화집사 2021. 3. 17. 10:00

루이는 애교가 참 많은 고양이었다. 근처에 있으면 쉬지 않고 골골송을 불러대며 박치기와 그루밍, 그리고 깨물 거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루이였지만, 점점 무는 강도가 강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서 듣기론 초장에 못 잡으면 집사의 팔과 다리는 상처투성이가 될 거라던데...... 점점 걱정이 밀려왔다.

정말 물리면 아프다. 하지만 손으로 놀아주는 집사부터 문제였다.

세게 무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세게 무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어리기에 무는 강도 조절이 조금 어려웠고, 성장기의 이빨은 얇고 날카로웠기에 고통이 조금 직접적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주 가벼운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문제였다. 

루이는 예나 지금이나 애교의 끝판냥이다.

대부분의 집사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한다. 

 처음엔 요즘 대부분의 집사가 그렇듯 검색 창에 질문들을 찾아봤다. '깨물 때는 같이 귀를 살짝 물어서 집사가 아프다는 것을 고양이에게 알려줘라. 그래야 안 문다.', '나쁜 짓을 할 때마다 콧등을 통통 때려주면 점점 그 횟수가 줄어든다.', '분무기를 준비했다가 물면 쏜다.'. 정말 여러 가지의 답변을 찾을 수 있었다. 아주 효과가 있다는 후기까지 덧붙여서 말이다. 정말 그럴듯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때려서 키웠다면 루이는 결코 우리 앞에서 이렇게 편하지 못했을 거다.

세상 살면서 이렇게 교육 방송이 도움 되긴 처음이었다. 

 딱히 교육 방송을 볼 일이 없던 내가 정말 우연히 본 고양이 예능은 집사생활 시작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위의 그럴 듯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가려낼 수도 있을 정도의 내용이 방송을 통해 나오고 있었고, 무엇보다 집사로서 해야 될 공부와 책임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책을 보고, 또 올바른 방향의 검색과 답변을 찾으면서 고양이의 긍정적 훈련 방법에 관한 좋은 정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몇 주 뒤, 루이는 집사를 거의 물지 않게 되었고, 물더라도 굉장히 약한 힘으로 시늉 정도만 했다. 그렇게 긍정적 방법들은 루이를 착한 고양이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도와주었다. 

자신의 환경 안에서 가장 편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집사의 의무다.

집사가 아는 것이 많으면 서로 행복하다.

 어쩌면 생명을 책임지는 것에 당연히 뒤따르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닥치는 대로 정보를 모으고 공부하는 시간. 그리고 긴 시간의 고민은 고스란히 우리 부부의 집사로서 성장으로 남았다. 루이에겐 더 좋은 환경을 안겨줄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우리 부부의 행복도도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