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 43

집사 눈에는 고양이만 보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까 싶긴 하지만, 집사생활이 시작된 후, 우리 부부는 많은 고양이를 만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인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전엔 단순히 '귀엽다~.' 하고 기억에서 사라졌던 존재들이 집사가 된 후, 조금 다르게 기억에 남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선 우리 부부가 만났던 고양이 중, 그나마 사진이라도 남아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금 남겨볼까 한다. 제주도에서 만난 고양이. 확실히 여유가 있는 곳의 고양이는 좀 다르다. 사람을 피하긴 하지만, 공포나 거부감보다는 귀찮음이나 자연스러운 경계 정도가 느껴진다. 고양이마다 사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순 없지만,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는 고양이의 행동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관..

냥7. 고양이 피부병 링웜. (feat. 생닭 한 마리)

생각지도 못한 집사생활을 시작한 우리 부부. 집사생활의 시계는 정말 빠르게 흘렀다. 매주 동물 병원 내원은 뭔가 주기적으로 하는 좀 어려운 이벤트? 같은 느낌이었고, 내원을 쉬는 주에는 괜히 담당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 당시 루이가 가지고 있던 문제는 뒷다리의 균형감각과 고양이 피부병. 다리 문제는 지속적 관찰 소견이었고, 결국 나머지는 피부병의 케어였다. 특히 이 고양이 피부병 링웜이라는 녀석은 우리 부부의 치를 떨게 할 정도로 오랜 시간 루이를 괴롭혔다. 고양이 피부병 링웜. 고양이 피부병 링웜, 지금도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한 감정이 뚫고 올라온다. 도시의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에게 어쩌면 일상 같은 이 병은 보통 사람의 무좀과 비유를 하곤 한다. 둘 다 곰팡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집사생활하면서 정말 힘든 순간들.

'나만 고양이 없어~'. 언젠가부터 유행처럼 번진 이 말은 반려동물로 고양이가 얼마나 크게 관심받고 있는지를 단편적이지만, 아주 잘 말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맞이하는 반려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여러 매체, SNS까지 이미 고양이들은 그 영역(?)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들과 생활하는 집사들의 만족감은 어떨까? 행복할까? 필자를 비롯한 많은 집사는 당연히 행복하다고 답변하겠지만, 희로애락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 삶이자 현실, 결코 행복만 존재하진 않는다. 이번 글에선 집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들을 모아봤다. 밥을 먹지 않는다. 집사의 피가 마른다. 갑자기 이유 없이 먹지 않는 상황에서는 정말 답답하다. 고양이는 정말 여러 이유에서 음..

고양이의 건강을 좌우한다. - 물(水) -

고양이가 장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은 뭘까? 필자는 그 누가 뭐래도 물이라고 답하고 싶다. 그 어떤 영양제보다 물을 잘 먹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신장 관련 트러블을 조금이라도 겪어봤다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물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글을 통해 강조했지만, 다시 글을 쓰고, 앞으로도 물에 관해 쓸 예정인 이유이기도 하다. 당신의 고양이가 물을 잘 먹는다면. 현행 유지! 굉장히 중요한 얘기다. 정말 큰 축복이다. 물을 잘 먹고 감자를 잘 생산한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의 고양이가 건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긴장을 끈은 잡고 있으라고 있는 것이다. 항상 얼마나 물을 마시고, 감자를 생산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녀석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물을 잘 먹지 않는다면? 이 부..

고양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

밥그릇에 밥이 줄지 않는다. 자동 급식기나 고양이에게 좋다는 사료, 냥체공학적이라는 밥그릇까지 모두 갖췄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 고양이는 갑자기 밥을 끊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한 상황을 판단할 방법은 많지 않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고양이의 건강이다. 만약 밥을 안 먹는 게 건강상의 이유라면 사실 이 부분은 애석하게도 집사가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없다. 기존의 경험이나 기록을 통해, 수의사와 상담할 뿐. 그 외의 경우라면 할 것이 조금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사람처럼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없기에 정확한 이유,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다. 그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방편을 생각해야 한다. 건강 연관 문제. 고양이를 함께 하다 보면 약을 ..

집사는 오늘도 고양이의 상태를 기록한다.

우리 부부의 평소 대화에는 루이와 단비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놀았고, 어떤 웃긴 행동을 했고, 밥은 잘 먹고, 싸우기도 했고 뭐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는 물론 우리가 좋아서도 있겠지만, 중간중간 지나가는 이야기 속, 우리가 냥이들에게 해야 하는 일들에 관한 크로스 체크의 목적도 크게 존재하고 있다. 루이와 단비는 둘 다 길고양이 출신이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고양이와는 다른 건강 상태였기에, 일반적인 집사 생활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어쩌면 이런 습관적인 크로스 체크는 우리 부부의 경험에서 얻어진 것이다. 아무래도 아픈 녀석들이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특히 약이나 먹는 것에 관한 체크를 조금 까다롭게 해야 했는데, 조금이라도 상태가 안 좋아지면 우리의 스케줄을 수정해서..

고양이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이상한 일들.

고양이를 키우면서 집사가 겪게 되는 이상한 일들은 생각보다 많다. 키우기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거나 경험해본 적 없는 것들이 집사라는 클래스로 등록되면서 생긴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나씩 풀어본다. 허공을 본다. 고양이의 눈동자는 신비롭다. 가끔 초점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뭔가를 바라보는데, 집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주 자세히 눈의 위치를 맞추고 같은 곳을 바라보거나, 최대한 귀를 열고 고양이의 시야를 뒤져보면 의외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자주 있는 일은 벌레다. 오래된 아파트에선 바퀴벌레나 아주 작은 하루살이 같은 건 흔하다. 특히 여름처럼 더운 날에는 더욱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집사는 곁에나 다가오고 눈앞에 딱! 나타나야 느끼지만, 우리 고영희 님들은 이미 클..

집사생활에 사진은 필수! - 장비편 -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사람과 다른 시간을 사는 고양이와 함께 하는 집사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이 시간을 간직할 수 있는 수단은 현시대의 기술로는 사진과 영상뿐이다. - 과학이 더 발전되면 홀로그램이 일상화되려나? - 그렇기에 집사들의 본직은 집사요, 겸직은 포토그래퍼다. 당연히 모델은 오늘의 고양이, 묘델님이시다. 당장 찍자! 스마트폰. 딱히 주 장비를 따지지는 않지만, 이젠 스마트폰 카메라를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시간을 저장하는 사진이라는 장르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당장 이 시간을 포착하고 잡아내기 위해, 항상 손에 붙어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는 아주 매력적인 도구다. 바로 찍어서 바로 보정하고, SNS 및 주위에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스마트폰의 특장점이다. 빠르고 간편하지만 무시..

냥6. 세상 잘 노는 고양이 김루이.

교육 방송의 고양이 예능을 열심히 시청하는 도중 가장 귀에 박히는 얘기가 있었다. 바로 사냥놀이. 생각해보니 루이가 집으로 온 후, 딱히 사냥놀이라고 할 만한 뭔가를 해본 적이 없었다. 아직 집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딱히 문제 행동도 없었기에 필요한지, 중요한지도 사실 몰랐다. 생활용품점에 반려동물 코너를 가니 생각보다 많은 장난감이 있었다. 깃털부터 낚싯대, 가격도 저렴하고 그 종류도 나름 다양했다. 몇 가지 구매 후, 집에서 루이에게 선보였는데, 그 반응은 실로 파격적이었다. 이렇게 잘 놀다니. 신경적인 문제로 뒤쪽 다리가 불편한 루이가 그렇게 잘 뛰는지 처음 알았다. 미끼를 잡기 위해, 뛰는 모습은 정말 내일이 없는 녀석 같았다. 늘 느릿하던 녀석은 풀 파워의 달리기를 보여주었고, 작은 줄만 알았..

고양이 합사, 완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두 고양이가 정말 시끄럽게 뛰어다닌다. 눈을 비비고 '또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하면서 이불에서 일어나니 녀석들이 침대를 차지한다. 요즘 우리 집 고영희 김씨 둘은 사이가 정말 좋다. 높은 곳에 뭔가 신기한 것이 있으면 단비가 꺼내고 루이와 나눠서 논다. 어찌나 팀웍이 좋은지. 아주 집사 가지고! 요 녀석들! (흐뭇). 하지만 이 둘의 사이는 계속 좋진 않았다. 합사의 시간이 길었다. 루이를 구조 입양 후, 대략 1년 후, 단비를 구조했다. 단비의 사정으로 루이와의 합사를 피하고 싶었지만, 묘연이란 참...... 결국 루이와 단비는 합사를 진행했다. 다만, 합사를 위한 준비가 필요했기에 둘의 합사 기간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둘의 첫 만남은 생각보다 좋았다.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단비가 격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