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집사생활 31

고양이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이상한 일들.

고양이를 키우면서 집사가 겪게 되는 이상한 일들은 생각보다 많다. 키우기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거나 경험해본 적 없는 것들이 집사라는 클래스로 등록되면서 생긴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나씩 풀어본다. 허공을 본다. 고양이의 눈동자는 신비롭다. 가끔 초점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뭔가를 바라보는데, 집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주 자세히 눈의 위치를 맞추고 같은 곳을 바라보거나, 최대한 귀를 열고 고양이의 시야를 뒤져보면 의외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자주 있는 일은 벌레다. 오래된 아파트에선 바퀴벌레나 아주 작은 하루살이 같은 건 흔하다. 특히 여름처럼 더운 날에는 더욱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집사는 곁에나 다가오고 눈앞에 딱! 나타나야 느끼지만, 우리 고영희 님들은 이미 클..

집사생활에 사진은 필수! - 장비편 -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사람과 다른 시간을 사는 고양이와 함께 하는 집사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이 시간을 간직할 수 있는 수단은 현시대의 기술로는 사진과 영상뿐이다. - 과학이 더 발전되면 홀로그램이 일상화되려나? - 그렇기에 집사들의 본직은 집사요, 겸직은 포토그래퍼다. 당연히 모델은 오늘의 고양이, 묘델님이시다. 당장 찍자! 스마트폰. 딱히 주 장비를 따지지는 않지만, 이젠 스마트폰 카메라를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시간을 저장하는 사진이라는 장르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당장 이 시간을 포착하고 잡아내기 위해, 항상 손에 붙어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는 아주 매력적인 도구다. 바로 찍어서 바로 보정하고, SNS 및 주위에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스마트폰의 특장점이다. 빠르고 간편하지만 무시..

고양이 합사, 완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두 고양이가 정말 시끄럽게 뛰어다닌다. 눈을 비비고 '또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하면서 이불에서 일어나니 녀석들이 침대를 차지한다. 요즘 우리 집 고영희 김씨 둘은 사이가 정말 좋다. 높은 곳에 뭔가 신기한 것이 있으면 단비가 꺼내고 루이와 나눠서 논다. 어찌나 팀웍이 좋은지. 아주 집사 가지고! 요 녀석들! (흐뭇). 하지만 이 둘의 사이는 계속 좋진 않았다. 합사의 시간이 길었다. 루이를 구조 입양 후, 대략 1년 후, 단비를 구조했다. 단비의 사정으로 루이와의 합사를 피하고 싶었지만, 묘연이란 참...... 결국 루이와 단비는 합사를 진행했다. 다만, 합사를 위한 준비가 필요했기에 둘의 합사 기간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둘의 첫 만남은 생각보다 좋았다.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단비가 격리 중..

고양이의 수명과 집사들이 유난스러운 이유.

고양이에 관한 연구, 의학의 발전 등은 고양이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속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으로 고양이 곁에서 평생을 함께하며 케어하는 집사의 노력이 있다. 그 노력이 있기에 고양이의 생명 연장과 묘생의 질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생명 연장의 꿈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끔 집사의 노력을 주위에서 '참 유난스럽다.'라는 말로 평가절하하는 경우를 본다. 필자도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한데, 그만큼 집사들은 정말 많은 일을 한다. 고양이 밥, 물, 화장실, 놀이 등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고, 영양제와 특정 질환에 대비 및 관리 등도 늘 신경 써야 한다. 당연히 고양이 관련 공부와 정보 수집은 필수다. 요즘 고양이들이 의학의 발전으로 15~20년 정도는 산..

매일 집사의 타임 테이블. 집사의 일상은 이렇다.

고양이에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규칙적인 계획표 하나를 부여받은 것과 같다. 다른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고양이는 시간관념이 굉장히 철저하다. 자신이 밥을 먹는 시간, 노는 시간, 기타 정기적으로 고양이에게 좋은 뭔가를 한다면 항상 그 시간을 기억하고 준비할 것이다. 집사 역시 항상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고양이와 함께한다. 아침. 밤새 당신의 고양이가 감자와 맛동산을 잘 생산했는지 점검하고 채굴에 들어간다. 채굴하면서 오늘도 건강한 감자와 맛동산을 확인하며 고양이에게 감사의 아침 인사를 전해본다. 깨끗하게 정돈된 화장실을 보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물그릇을 잘 닦아 새로운 물을 채워 넣는다. 깨끗한 그릇에 아침 식사를 급여, 다행스럽게 자동 급식기가 있다면 아침 급여는 끝났을 테고, 밥을 먹은 그..

복이와요~ 이빨과 수염을 모으는 고양이 집사들.

고양이의 이빨이나 수염을 모으는 집사들이 있다. 필자도 딱히 모은다고 모으진 않지만 결국 모아둔다. (결국, 모은다는 거잖아!?!) 복이 온다느니 좋은 일이 생긴다느니 이런 속설은 차치하더라도,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깨알같이 귀여운 이빨이나 수염을 버리기는 아깝기 때문이 아닐까? 이갈이 시기에 발견되는 유치들. 고양이는 보통 4~6개월 정도에 이갈이를 시작한다. 이때, 유치들이 빠지고 영구치가 나게 되는데, 장난치다가 빠지기도 하고 뭔가를 먹다가 빠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발견하는 집사도, 이미 먹어버려서 구경도 못 해본 집사들도 있다. 필자의 경우는 루이의 이빨은 몇 개 가지고 있지만, 단비의 이빨은 단 한 개도 확인하지 못했다. 사실 단비는 루이 때의 경험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녔지만, 아쉽게..

집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

집사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보면 분명 이상하게 볼 것들이지만, 집사라면 공감할만한 익숙함.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정말 가볍게 이야기해본다. 사막... 발에 붙는 모래들이여~ 아무리 청소기를 돌리고 쓸어도 어느 순간 정신 차리면 나의 발바닥엔 모래가 박혀 있다. 나름 청소한다고 해도 이놈의 모래는 어디서 그렇게 나와서 나의 발에 붙는지... 얇으면 얇은 대로 안 없어지고, 가끔 두꺼운 모래라도 밟으면 아프기도 하다. 집사의 고생은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고양이들은 너무 발랄하게 화장실에서 뛰쳐나온다. 당연히 모래는 촤아~. 아무리 사막화 방지 매트를 깔아도 결국 방으로 흩어지는 모래들이여~ 털. 털. 털. 언젠가부터 눈에 뭐가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털이다..

고양이와 함께 자는 생활은 어떨까?

첫째 고양이 루이의 격리 이후, 집안에서 영역 확장이 일어나면서 어느 순간 고양이와 함께 침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와 함께 자면서 얻는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고양이와 함께 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여러분께 공유해보겠다. 고양이와 함께 자는 것. 괜찮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괜찮다. 특별히 제한사항이 있다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이다. 집사가 원한다면 함께 자면 된다. 정말 따뜻하고, 특별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한 번 정한다면 그 이후에는 바꾸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고양이 한 번 정해진 것은 어지간하면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는 잠자리도 마찬가지고, 그렇기에 신중히 선택해야 하겠다. 함께 자는 것을 조금 고려해 봐야 할 경우도 있다. 집사가 호..

자는 고양이는 집사에게 정말 위험하다.

집사 생활을 하다 보면 '고양이는 정말 요물이구나.' 라는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끼는 때가 있다. 언제일까?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제일 크게 느끼는 건 '집사의 리듬이 고양이로 인해, 깨졌을 때'가 아닐까 싶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집사의 게으름을 고양이가 부추겨 집사가 무너질 때? 그 말이 그 말인가? 고양이는 정말 잘 잔다. 고양이의 하루 평균 수면량은 12~16시간이라고 보통 이야기한다. 24시간 기준, 적어도 반 이상을 잠에 투자한다. 에너지 넘치는 자묘의 경우는 (딥슬립만 제대로 보장된다면) 엄청나게 잔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데, 성묘가 되는 순간부터 수면량이 정말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런데. 자는 고양이의 모습은 정말 세상 사랑스럽다. 고양이가 좋아서, 혹은 이제 집사로서 고양이에게 스며들 ..

이게 사람 집인가? 고양이 집인가?

'이게 사람 집이야? 고양이 집이야?' 고양이 집사의 집을 누군가가 방문하면 꼭 한 번 듣는 말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 갖추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꿈꾸던 집의 모양은 저 멀리 희미한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남에게 저렇게 한마디 들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마음속 나 자신에게 한 소리 듣는 순간, 흔히 말하는 현타가 정말 세게 온다. 집사, 캔따개, 고양이의 하인 등...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을 부르는 명칭은 나라마다 참 다양하다. 대부분 상전을 모시고 사는 어느 노예나 하인으로 호칭되고 있는데, 그만큼 고양이를 지극정성으로 케어하기 때문에 붙여진 재미있는 호칭이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집사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는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지 고양이를 모시고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