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집사생활 31

고양이 구토에 관한 모든 것.

고양이를 처음 키우면서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 바로 고양이의 구토는 생활이라는 것. 꼭 어딘가 아플 때만 한다기보다는 조금 불편하거나 표현이 좀 애매하긴 하지만, 고양이가 하고 싶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 약간의 의지? 만 있으면 하는 것이 고양이의 구토다. - 여기서 '고양이의 구토는 습성'이라는 말도 나온다. - 문제는 정말 고양이가 아파서 나타내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바로 구토이고, 아프다는 것을 알아도 구토라는 그 증상 하나만으론 어떤 것이 불편한지 추적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정말 무수히 많은 원인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구토는 처음 접한 집사들을 병원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증상이지만, 시간이 지나 고양이에게 조금 익숙해진 집사들에겐 그것과는 약간 다른 고민을 하게 만드는 증상이..

동물병원, 수의사 그리고 보호자의 이야기. (경험담)

장애나 허약한 고양이를 반려하다 보면 동물병원의 방문은 굉장히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지금은 그렇진 않지만, 루이와 단비 만나고 초기에는 거의 1주일에 1~2회 정도는 꾸준히 방문했는데, 삶의 시계가 동물병원 방문에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동물병원에 자주 드나들다 보면 여러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필자는 수의사라는 직업을 존경한다. 계기가 좀 있었는데, 이 글에서는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선생님, 저는 얘 없으면 못살아요.'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마디였다. 대기실에서 루이와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고, 병원은 매우 한산했다. 그래서인지 목소리가 크면서도 떨리는 아주머니의 한마디는 필자의 눈길을 반강제로 끌었다. 타인의 이야기라 엿듣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었지만, 남 일 같지 않은 것도 사실..

엄마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비롯해 개인적으로도 많은 이벤트가 있는 달이다. 평소 해본 적 없는 생각이지만, 고양이 두 녀석과 함께 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너희 엄마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 부부는 루이와 단비에게 '엄마', '아빠'와 같은 호칭을 쓰지 않는다. 사실 이 블로그나 SNS 에서 '집사'라는 호칭도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할 뿐, 실제로는 '형과 누나, 언니와 오빠' 등을 사용하고 있다. 뭔가 낳아준 실제 부모에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동생'들로 잘 돌보고 있다. 고양이는 일정 시기가 지나면 자식들을 독립시키거나, 루이와 단비같이 허약하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 다른 무리를 위해 도태시키기도 한다. 처음부터 집고양이였거나 세상 모든 것이 자연 친화..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봄. 고양이와 함께 하는 침대생활.

봄이 왔다. 아~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하루들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눈을 뜨면 옆에 있는 고양이들은 아주 훌륭한 핫팩 기능으로 적당한 침대의 온기를 책임진다. 정신을 차려보면 일어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1시간이 훌쩍 지나있을 정도로 그 능력은 탁월(?)하다. 그 덕분에 일어나기가 참 힘든 건 부작용이지만....... 고양이도 늦잠을 자더라. 아침이 되면 난리를 친다는 고양이지만, 이불에 함께 들어와 있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함께 자 버릇하면 아침에도 뛰기보다는 함께 누워 있는 경우를 상당히 경험한다. 재미있는 점은 늦잠은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부분은 아니라는 점인데, 보통 루이나 단비는 밥시간에 칼 같이 뛰어나가거나, 아예 밥자리에서 20~30분 전부터 대기한다. 하지만 이런 뽀송뽀송한 날에는 ..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강요하지 않는 것.

강아지나 고양이, 혹은 기타 많은 반려동물이 우리의 생활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날로 집사생활을 하는 가구가 많아지고 있고,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려동물' 이라는 단어 자체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을 집사생활하다 보면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몰랐는데 가족 중에 있을 수도 있고, 주위의 친구나 아니면 아예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일면식도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 우연히 읽은 글에서 욕먹는 일도 허다하다. 무엇이 되었든 서로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이해는 간다. 사실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동물에 관한 연구와 발전은 그들과 인간의 경계를 조금씩 낮추고 있지만, 아직 보이지..

집사 눈에는 고양이만 보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까 싶긴 하지만, 집사생활이 시작된 후, 우리 부부는 많은 고양이를 만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인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전엔 단순히 '귀엽다~.' 하고 기억에서 사라졌던 존재들이 집사가 된 후, 조금 다르게 기억에 남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선 우리 부부가 만났던 고양이 중, 그나마 사진이라도 남아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금 남겨볼까 한다. 제주도에서 만난 고양이. 확실히 여유가 있는 곳의 고양이는 좀 다르다. 사람을 피하긴 하지만, 공포나 거부감보다는 귀찮음이나 자연스러운 경계 정도가 느껴진다. 고양이마다 사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순 없지만,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는 고양이의 행동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관..

집사생활하면서 정말 힘든 순간들.

'나만 고양이 없어~'. 언젠가부터 유행처럼 번진 이 말은 반려동물로 고양이가 얼마나 크게 관심받고 있는지를 단편적이지만, 아주 잘 말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맞이하는 반려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여러 매체, SNS까지 이미 고양이들은 그 영역(?)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들과 생활하는 집사들의 만족감은 어떨까? 행복할까? 필자를 비롯한 많은 집사는 당연히 행복하다고 답변하겠지만, 희로애락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 삶이자 현실, 결코 행복만 존재하진 않는다. 이번 글에선 집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들을 모아봤다. 밥을 먹지 않는다. 집사의 피가 마른다. 갑자기 이유 없이 먹지 않는 상황에서는 정말 답답하다. 고양이는 정말 여러 이유에서 음..

고양이의 건강을 좌우한다. - 물(水) -

고양이가 장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은 뭘까? 필자는 그 누가 뭐래도 물이라고 답하고 싶다. 그 어떤 영양제보다 물을 잘 먹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신장 관련 트러블을 조금이라도 겪어봤다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물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글을 통해 강조했지만, 다시 글을 쓰고, 앞으로도 물에 관해 쓸 예정인 이유이기도 하다. 당신의 고양이가 물을 잘 먹는다면. 현행 유지! 굉장히 중요한 얘기다. 정말 큰 축복이다. 물을 잘 먹고 감자를 잘 생산한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의 고양이가 건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긴장을 끈은 잡고 있으라고 있는 것이다. 항상 얼마나 물을 마시고, 감자를 생산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녀석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물을 잘 먹지 않는다면? 이 부..

고양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

밥그릇에 밥이 줄지 않는다. 자동 급식기나 고양이에게 좋다는 사료, 냥체공학적이라는 밥그릇까지 모두 갖췄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 고양이는 갑자기 밥을 끊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한 상황을 판단할 방법은 많지 않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고양이의 건강이다. 만약 밥을 안 먹는 게 건강상의 이유라면 사실 이 부분은 애석하게도 집사가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없다. 기존의 경험이나 기록을 통해, 수의사와 상담할 뿐. 그 외의 경우라면 할 것이 조금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사람처럼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없기에 정확한 이유,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다. 그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방편을 생각해야 한다. 건강 연관 문제. 고양이를 함께 하다 보면 약을 ..

집사는 오늘도 고양이의 상태를 기록한다.

우리 부부의 평소 대화에는 루이와 단비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놀았고, 어떤 웃긴 행동을 했고, 밥은 잘 먹고, 싸우기도 했고 뭐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는 물론 우리가 좋아서도 있겠지만, 중간중간 지나가는 이야기 속, 우리가 냥이들에게 해야 하는 일들에 관한 크로스 체크의 목적도 크게 존재하고 있다. 루이와 단비는 둘 다 길고양이 출신이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고양이와는 다른 건강 상태였기에, 일반적인 집사 생활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어쩌면 이런 습관적인 크로스 체크는 우리 부부의 경험에서 얻어진 것이다. 아무래도 아픈 녀석들이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특히 약이나 먹는 것에 관한 체크를 조금 까다롭게 해야 했는데, 조금이라도 상태가 안 좋아지면 우리의 스케줄을 수정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