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집사생활

곁에 항상 고양이가 있다는 것.

백화집사 2021. 5. 17. 15:27

집에서 가끔 누군가의 시선을 느낄 때가 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그런 느낌을 자주 받는데, 귀신이나 스토커 같은 불쾌하거나 무서움이 아닌 아주 따뜻한 시선. 독립적이라고 많이 알려진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 생각보다 상당한 집사 바라기로서 자주 그런 시선을 주곤 한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애착이불을 덮어주면 곧 꾸벅꾸벅~zzZ

좀 된 말이긴 하지만 '츤데레'라고 하던가? 

 고양이는 밀당의 기술을 타고났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고양이 이상의 밀당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내공 깊은 집사겠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세게 걸어오는 것이 고양이의 밀당이다. 행동교정이니 뭐니 하면서 눈길을 피하거나 스킨쉽을 조심하니마니 하다가도, 정신 차리고 보면 이미 '그래쪄요~?', '저래쪄요?' 하는 거 보면 처음부터 이건 진 싸움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고양이는 항상 나의 시야 안에 있다. 고개를 돌리면 고양이가 있고, 뒤를 돌면 고양이가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고양이는 항상 날 보고 있다. 컴퓨터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뒤에서 조용히 보고 있다. 대부분 그러다 꾸벅꾸벅~. 고양이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런 모습이 집사에겐 큰 안정감을 준다. 

잠에서 깨면 옆에서 눈을 마주친다. 아이쿠 사랑스러워~💕💖💕

'고양이가 많아서 집이 정신없겠어요?' 란 질문에 어떤 다묘 가정의 집사가 그런 말을 했다. '아뇨. 그냥 어딜 봐도 고양이가 있을 뿐이에요.' 라고. 고영희김씨네도 루이와 단비, 둘이다. 크지 않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두 고양이는 어딜 봐도 있지 않다. 오히려 가끔은 어디에 있나 찾게 된다. 그래도 가끔은 고개를 쓱~ 돌리면 눈에 탁! 보이는 것이 이 녀석들이다. - 그렇다고 더 입양할 생각은 없다. -

그렇게 집에 있으면 늘 고양이와 함께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들의 여유로움을 따라 낮잠을 청하기도 하고, 사냥놀이를 함께 즐기면 집은 흥분의 도가니다. 녀석들이 밥을 먹을 때, 집사도 함께 식사하거나, 간식을 먹을 때 흐뭇하게 앞에서 지켜보기도 한다.

눈 키스하는 단비~. 이건 뭐 사랑이지~!

고양이는 항상 곁에 있다.

집사생활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면, 고양이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이다. 졸린 눈으로 눈키스를 해주는 녀석들때문에 집사생활의 고단함은 또 금방 씻겨 내려간다. - 이런 맛에 집사하나? ㅎ -

생각해보니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을 때가 아니다. 녀석들 감자와 맛동산을 캐러 가야겠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