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정보/시작하는집사들에게

발톱 제거 수술에 대하여.

백화집사 2021. 4. 13. 10:00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사람에게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강제한다. '강제' 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집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고양이와 맞춰가는 과정이 절대 상호 협의적이지 않기 때문인데, 사실 이 부분에서 강제라고 느끼지 않는다면 일방적으로 고양이가 집사에게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아니면 본투비 집사이거나. - 

본투비 집사라면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위한 세상을 고민한다.

여하튼, 많은 변화의 과정에 인테리어라든지, 생활 패턴 변화라든지 등등 외에도 눈에 안 보이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특히 고양이와 생활하는 중, 집사가 다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데, 물거나 할퀴는 등 고양이 의사 표현에 집사가 종종 희생되는 경우가 그렇다. 그렇다고 같이 할퀴거나 물 순 없으니.

문제는 이 행동이 단순 일회성이 아닌, 집사를 향한 공격적 문제행동으로 발전했을 때다. 몇몇 집사들은 이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 발톱을 제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저 발톱만 없다면?'

평소에는 숨겨져 있지만, 사냥과 같은 특정 조건에서 꺼낸다.

발톱 제거 수술.

 발톱 제거 수술은 존재한다. 국내에선 다행히도 잘 행해지지 않는 수술이고 해주는 곳도 많지 않지만, 아직 이 수술을 생각하는 집사들이 좀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이유는 아래서 차차 설명하고, 이 수술은 어떤 수술일까?

발톱 제거 수술은 이름 그대로 발톱만 제거하는 수술은 아니다. 고양이의 발톱은 뼈와 맞닿아 있고, 혈관까지 이어져 있다. 그래서 발톱을 깎을 때, 분홍색의 심 근처를 잘못 자르면 출혈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와 숨겨져 있다가 나오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실제 발톱 제거 수술은 뼈마디까지 절단한다. 그 때문에 발톱 제거 수술이란 명칭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항상 뒤따른다.

좀 다르긴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사람으로 치면 손가락에서 손톱이 있는 1개의 마디를 그냥 자른다고 보면 된다. 

고양이의 이런 민첩한 움직임은 발톱이 큰 역할을 한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까?

 잃는 것부터 보자. 고양이는 상당히 많은 것을 잃는다. 발톱이 없기 때문에 스크래치를 할 수 없다. 영역 표시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스크래치는 굉장히 중요한 본능적 행위다. 또한,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착지는 물론 걸음걸이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상당한 고통이 따르고 만성적일 수 있다는 수많은 보고는 덤이다. - 척추 및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는 보고들도 있다. -

그렇다면 얻는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더 할큄을 당할 일이 없다. 이제 할퀴는 상처로부터는 해방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할큄으로부터는 분명 해방되었지만, 문제행동은 과연 이게 끝일까? 고양이 행동 전문가들은 보통 이 부분을 지적한다. 할퀴는 것이 문제행동으로 발전했다는 것은 이미 고양이의 환경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환경 개선이 아닌, 발톱 제거 수술의 시행은 다른 더 큰 문제행동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우(감염이나 의학적 문제)를 제외하면 발톱 제거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없다. 고양이도 그렇지만, 사실 집사에게도 결코 좋은 수술이 아니다. 고양이는 이유 없이 자신의 집사를 할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이 집사나 고양이 모두에게 좋은 방향일 수 있다는 말이다.

자아~ 발톱 깎자~. 발톱만 잘 관리해도 다치는 일은 예방이 가능하다.

아직도 발톱 제거 수술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발톱 제거 수술은 고양이의 건강상 이유가 아니라면, 철저히 인간의 편의만을 위한 수술이다. 심지어 그조차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수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많은 도시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발톱 제거 수술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솔직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권하고 싶지 않다. 물면 이빨을 제거하고, 울면 성대를 제거할 텐가? 정말 다시 생각하자.

집사! 내 모든 걸 너에게 맡긴다옹.

함께 하기 위한 반려동물이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반려동물이다. 고양이는 선택의 기회가 없다. 어쩌면 이것이 될 수 있으면 고양이에게 집사가 맞추는 이유다. 오직 선택에 기회는 집사에게만 있고, 결국 집사가 세상의 전부니까. 그런 집사에게 고양이는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짧은 생을 함께 하며, 행복을 준다.

대부분의 집사는 큰 생각 없이 문제행동의 솔루션을 고민하던 중, 떠올린 한 방향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실행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필자는 믿고 싶다. 그렇기에 검색하고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있을 테니. 위의 내용이 꼭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고양이가 아프지 않고, 행복한 것이 집사로서도 큰 행복임을 절대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