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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람 집인가? 고양이 집인가?

'이게 사람 집이야? 고양이 집이야?' 고양이 집사의 집을 누군가가 방문하면 꼭 한 번 듣는 말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 갖추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꿈꾸던 집의 모양은 저 멀리 희미한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남에게 저렇게 한마디 들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마음속 나 자신에게 한 소리 듣는 순간, 흔히 말하는 현타가 정말 세게 온다. 집사, 캔따개, 고양이의 하인 등...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을 부르는 명칭은 나라마다 참 다양하다. 대부분 상전을 모시고 사는 어느 노예나 하인으로 호칭되고 있는데, 그만큼 고양이를 지극정성으로 케어하기 때문에 붙여진 재미있는 호칭이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집사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는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지 고양이를 모시고 살..

집사의 분리 불안 말만 들어봤지, 직접 겪어보니.

고양이 분리 불안은 들어봤어도, 집사의 분리 불안이라니. 뭔가 생소하지만 그럴 듯도 하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고양이 없는 집사가 이리 불안함을 느낀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고양이는 생각보다 여유롭다. '고양이는 혼자서도 알아서 잘 큰다.' 라는 말이 얼마나 잘못된 말인지, 집사가 되면 쉽게 몸으로 겪게 된다. 조금만 공부하면 고양이가 혼자의 고독을 즐기는 동물이 아니라, 외로움을 아주 잘 타는 동물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밥이나 화장실, 기타 고양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자원들이 풍부하다는 전제라면, 1박 2일 정도는 고양이에게는 오히려 혼자만의 꿀 같은 시간이다. 물론 1박 2일도 횟수가 자주라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아주 가끔이라면, 귀찮게 하는 집사도 없고 혼자..

냥3. 입양, 그거 쉬운 게 아니더라.

시작은 임시 보호였다. 루이의 임시 보호는 생각보다 길었다. 마음 같아선 함께 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그럴 자신이나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고양이를 약간 무서워하는 것도 걸렸다. 기겁하거나 덜덜 떨 정도는 아니었지만, 동물 자체를 키워본 적 없는 아내에게 고양이는 조금 부담되는 동물이었다. 아내는 루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동감했기에 함께 구조에 나섰지만, 키우는 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나도 당연히 아내가 우선이었고, 임시 보호 후 입양을 전제로 데려왔기에 루이를 돌보면서 입양을 알아보고 있었다. 언제쯤 건강해질까. 생각보다 루이는 허약한 냥이었다. 다리는 불편했고, 머리는 계속 흔들었다. 신경 약을 먹으면서 상황을 봤지만 금방 호전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거기에 고양이 피부병..

고양이가 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열심히 쇼핑한 집사. 두근두근~ 택배 도착. 그런데!!!!! 우리 고양이가 집사의 피 같은 돈을 갈아 넣어 구매한 고양이용품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체 왜?!!?!!?!?! Why?!!? 멘탈은 이미 나갔고, 동공은 흔들리며, 이걸 팔아야 하나 중고장터를 기웃기웃~. 하지만 잠깐! 아주 잠깐만 아래의 내용을 읽고 처분해도 늦지 않다. 누구를 위한 제품인가. 정말 수많은 제품이 나와 있는 고양이의 세계. 하지만 모든 제품이 고양이를 위하진 않는다. 같은 카테고리의 제품이라도 고양이가 아닌 집사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생각보다 그 비율이 높다는 데 있다.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결국 고양이에 관한 연구나 이해 부족 때문인데, 강아지와 공용용품들은 이런 비율이..

초보집사들에게 필요한 고양이 준비물 - 스크래쳐 -

SNS,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소파나 의자, 벽지 등을 발톱으로 긁는 고양이의 행동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고양이에게 영역 표시, 스트레스 해소, 발톱 관리 등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고양이의 본능적인 행동이다. 외부에서는 나무와 같은 천연 스크래쳐들이 존재하지만, 우리의 집안 환경에는 고양이들이 좋아할 만한 용품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가구는 처참한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다. - 가구를 담보로 본격적인 고양이의 텅장프로젝트는 시작된다. - 많은 종류. 골고루 갖추자. 고양이의 스크래쳐는 종이, 삼, 면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지고 있다. 기둥형, 평판형, 수직형, 원형 등 형태 역시 다양하다. 어떤 스크래쳐가 좋은 것일까? 정답은 없다. 기본적으로 당신의 고양이가 사용하기만 ..

초보집사들에게 필요한 고양이 준비물 - 화장실 -

예비 집사들에게 고양이에게 밥과 물의 중요성은 쉽게 인식되지만 의외로 화장실의 중요성은 간과되는 경우가 있다. 고양이를 키워봤거나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했다면 화장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것이다. 정말 몇 번을 외쳐도 지나치지 않다. 정말로. 모래는 일단 기본에 충실하자 시중에는 몇 가지 종류의 화장실 솔루션이 나와 있다. 벤토나이트, 두부나 옥수수 그리고 카사바 같은 먹어도 괜찮은 천연 모래, 크리스털, 우드 펠릿 등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매우 많은 제품이 나와 있다. 이 제품 중, 가장 많은 집사가 고양이에게 제공하는 모래는 단연 벤토나이트라고 하겠다. 일반 모래와 가장 비슷한 질감으로 고양이들이 제일 선호하고, 좋은 응고력과 제품에 따라 탈취력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단점도 명확하다. 제품의 차이..

개와 고양이는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다.

'그렇지. 당연히 다르지~.' 다르다고 하면 대부분 이런 대답을 듣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 중 정말 어떤 점이 다른지, 정말 다르긴 한 건지 잘 아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이 없다. 강아지처럼 키우면 될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예비 집사들이 정말 많다. 그러다가 집사가 되는 순간 깨닫는다. '정말 아주 다르구나.'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다. 이것부터 개와 고양이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간다. 고양이와 달리 강아지(필자는 어감상 개보다는 강아지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들은 대부분 주인과 함께한다. 산책을 즐기고, 주인과 함께라면 어디에서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다르다. 우선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 밖에선 극도로 긴장모드로 들어간다. 노출, 적응, 훈련 등을 통한 영역의 ..

초보집사들에게 필요한 고양이 준비물 - 사료, 물 -

고양이와 함께하기 위한 환경 꾸미기는 앞으로 서로의 삶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고양님께서 입주할 시기가 정해졌다면, 본격적으로 쇼핑을 시작하자. 그런데! 뭘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럼 지금부터 집중하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급여할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그 첫 번째다. 입주할 냥님의 입맛을 안다면 그것을 준비하면 되지만, 아주 어린 고양이라면 그에 맞는 사료를 준비해야 한다. 처음 사료 준비는 가장 대중적인 사료들을 준비하도록 하자. 기호성이 뛰어나고 원료가 엄청 좋진 않아도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회사의 사료를 준비하면 된다. 로얄x스, 네추럴 발x스, 힐x, 웰x스 등 이외에도 많은 제품이 있으니 조금만 찾아도 괜찮은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사료 회사를 골랐다면 고양이..

냥2. 루이의 입원과 퇴원 그리고 가족이 되다.

루이의 입원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머리를 흔들흔들, 하반신(?)은 비틀비틀. 루이의 움직임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 균형감각도 많이 떨어졌고, 조금만 걷다 보면 금방 넘어지기 일쑤였다. 내가 알고 있는 고양이의 움직임과는 분명 달랐다. 병원의 수의사분들은 나에게 다 각도의 소견을 전달했다. 고양이 복막염 의심, 골반에 가까운 뒷다리의 골절 흔적, 고양이 피부병 등 그 수도 상당히 많았다. 다만 다행스러운 건, '복막염 여부만 음성이라면 나머지는 어떻게든 살아가면서 이겨낼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는 모든 수의사분이 공통으로 내놓은 결론이었다. 3일이 지난 루이의 상태는 굉장히 좋아졌다. 애초에 사람과 친화적이었던 녀석은 병원에서도 이쁨받고 있었다. 3일 후, 우리는 루이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

동물병원에 방문하기 전, 체크사항

처음으로 동물 병원을 방문하려고 하지만 막상 가려니 막막하다. 가서 무엇을 봐야 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그 동물 병원이 좋은 동물 병원은 맞는지, 이렇게 저렇게 신경이 쓰인다. 동물 병원이 첫 방문인 초보 집사들이라면 아래의 이야기를 한 번쯤 읽어보고 가자. 청결은 기본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어떤 형태로든 이곳은 병원이기 때문이다. 바닥의 상태나 진료실의 상태, 기기들의 상태를 꼼꼼히 눈으로 봐두는 것이 좋다. 진료가 끝난 후, 소독을 진행하는지도 확인하자. 이는 어차피 앞의 누군가가 진료를 본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다. 고양이 전문 병원이 존재한다. 요즘은 고양이 전문 혹은 고양이 친화적인 병원도 존재한다. 수의사마다 전문 분야가 있고, 사람 병원처럼 동물병원도 커버할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