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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에게 물렸다면? 병원에 가세요! 제발~

백화집사 2021. 4. 2. 10:00

길고양이에게 물렸다면 일단 병원으로 가길 추천한다. 본론부터 얘기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물렸는데 검색을 통해서 이 글을 봤다면? 읽고 있지 말고 병원부터 가라는 말이다. 특히 길고양이에게 물렸다면 그리고 피를 봤다면 기다릴 것도 없이 병원으로 가자. 만약 늦은 시간이라면 응급실로 향하자.

귀엽지만, 물리면 정말 아프다.

길고양이? 동네 고양이? 들고양이?

 어차피 다 같은 명칭이긴 하지만, 요즘은 일반적으로 길고양이 혹은 좀 더 친근하게 동네 고양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 들고양이는 사실 아주 약간 다른 개념일 수는 있지만, 일반적 명칭 얘기라 포함했다. 이 글에선 길냥이로 칭하겠다. - 그들은 길 위에서 태어나고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 보통 국내 길냥이의 평균 수명을 3년 정도로 본다. 이 수치는 길 생활의 얼마나 고단한지 단편적으로 설명한다. 전염병이나 사고를 포함하여 길 위의 생활 자체는 고단함과 배고픔의 연속이다. 

길 생활의 여러 이유로 길냥이들은 기본적으로 경계심이 높은 편이다.

길냥이는 이런 길 위의 생활로 인해, 기본적으로 처음 보는 사람을 보통은 굉장히 경계한다. 당연히 직접적으로 공격하려 드는 상황도 거의 없다. 대부분 두려움으로 방어적 공격성 때문에 사람이 다친다. 이 말은 단순히 말하면 길을 걷고 있는데, 고양이가 뚜벅뚜벅 걸어와서 딱! 물고 사라지는 예는 없다는 말이다. 그 때문에 길냥이에게 다른 부위를 물리는 상황은 그다지 일반적이지 않다. 대부분 상처 부위는 손 혹은 손가락이다.

그런 길냥이 입 속의 세균 구성은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특성, 사람이 길냥이에게 물리는 상황 등을 따져보면 깊숙이 물릴 가능성이 크다. 깊숙이 들어가는 고양이의 송곳니의 특성상 사람의 혈관과 뼈 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의사들도 일반적인 상황보다 동물에게 물린 상처는 감염적 위험성을 가장 높은 레벨에 놓고 본다.

한 여름에 봤던 길냥이. 길 생활은 고단함의 연속이다.

'고양이에게 물렸는데 피가 났어요. 병원 가야 하나요?' 

 정말 많이 들어본 질문이다. 아주 예전에 올렸던 유튜브 영상에 아직도 묻는 사람들이 있다. SNS의 메시지를 통해서도 많이 물어온다. 대부분 물리고 나서 아직 병원에 가지 않은 상태에서 묻는 것이다. 치료비나 병원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단 병원에 가기보다 적당히 소독하고, 그래도 걱정은 되니 묻는 것이다.

솔직히 그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병원 가자. 일단 물려서 자신의 마지막 방어수단인 피부가 뚫리고 피가 났다면, 감염의 위험성은 무조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물론 대부분이 별일 없이 끝난다. 하지만 감염이라는 것은 0.1%의 가능성이라도 막상 감염된 환자에게는 0.1% 가 100% 다. 감염돼서 퉁퉁 붓고, 심하면 환부를 절단해야 할 정도의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당장 병원 가서 진료받고 감염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무조건 옳다. 

마루에서 자고 있는 길냥이.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쓸 때 가장 조심스러운 것은 길냥이가 어떤 병을 옮기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는 부분이다.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이건 길냥이만의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 글을 읽고 있을 대부분이 고양이에게 관심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사람이 물렸다고 해도 대처는 같다. - 설마 그럴 일이... 하지만 현실은 항상 상상을 초월한다. -

정말 마지막으로 길냥이에게 물린 이유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 조금 덧붙이겠다. 당신이 다가갔고, 길냥이가 도망가지 않았기에, 내게 호의적이라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물렸다. 길냥이가 정말 갑자기 사람을 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말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가능성이 작다.

그 길냥이는 당신과 소통의 어긋남으로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다른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갑자기 손을 올렸다든지, 큰 소리를 내었다든지, 너무 오래 쓰다듬어서 피부가 아팠다든지(고양이는 피부가 정말 약하다. 그래서 오래 쓰다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등 정말 여러 이유로 조금 어긋난 것일 뿐,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다. 그러니 당신을 싫어한다고 상심하지 않길 바란다. 그냥 '사고'였을 뿐이다.

조금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길이다. 이게 사진들이 선명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될 수 있으면 앞으로 길냥이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자. 세상에 당신같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착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끔찍한 길냥이 혐오와 테러는 사람에게 경계심이 낮은 길고양이일수록 대상이 되기 쉽다. 앞으로는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멀리서 봐주고, 멀리서 이뻐해 주는 센스있는 냥이러버'가 되어 주길 바라면서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