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정보/시작하는집사들에게

고양이가 자꾸 물어요. 그렇다면?!

백화집사 2021. 3. 21. 10:00

당신의 사랑스러운 고양이. 어느 순간부터 그 고양이가 나의 손과 발, 심지어 얼굴까지 격렬하게 사랑하기 시작한다. 사랑의 크기야 어떻게 가늠하겠냐마는 일단 당신이 고양이의 사랑을 감당하기가 힘들다. 정신 차리고 보니 내 팔과 다리엔 어느 순간 엄청난 상처들이 생겨 있고, 주위에선 무슨 일이냐고 묻기 시작했다. 당신의 아주 가까운 지인에겐 '혹시 이상한 생각한 거 아니지?'라는 질문까지 받고 보니 상태가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머리가 아파져 온다. 

앙~ 집사가 아프다는 걸 아는 루이는 물지 않는다. 착한 녀석~. 무는 사진처럼 나왔지만 사실 입에 대기만 했다. ㅎ

고양이가 당신을 문다면!?

 이제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앞으로의 집사생활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심각함을 인지했다면 상황 파악부터 해야 한다. 항상 고양이의 문제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모든 세상 만물의 이치엔 그 이유가 있듯, 당신의 고양이가 당신을 무는 것도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일단 몇 가지를 체크하자.

기본적으로는 내 고양이가 지금 아픈 것이 아닌지 전문가와 일단 상담을 진행하길 권한다. 고양이에게도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이 있을 수도 있고, 정말 물리적으로 몸이 아파서 일 수도 있다. 아픈 몸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고양이는 집사에게 접근을 허용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도 집사가 다가온다면 무는 건 고양이의 방어 본능이다.  

또한, 이갈이 시기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생후, 4~7개월 정도를 보통 이갈이 시기로 본다. 이때는 이가 간질거리기에 물 것을 찾기도 한다. 당연히 집사의 손이나 앞에 다니는 집사의 발목은 아주 물기 좋아 보인다. 

놀이는 무조건 장난감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고양이가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사를 물어봐야 아무런 재미도 감동도 없다.' 라는 내용을 교육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물면 고양이가 없는 방으로 이동했다가 일정 시간(15~20분)이 지난 후, 다시 오는 방법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물렸을 때, 절대로 비명과 같은 반응을 보여선 안 된다. 힘들다면 실내화 착용 같은 보조 장치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방으로 이동 후엔 절대로 고양이의 울음에 답해선 안 된다. 방의 문을 긁거나 과도하게 운다고 해도 완전 무시를 해주면 이내 조용해질 것이다. 

놀이 때도 마찬가지다. 신체를 이용해선 절대 놀아주지 말자. 이건 고양이에게 '나는 너의 장난감이야~'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고양이의 무는 것을 강화하는 집사의 대표적인 실수다. 또한, 장난감으로 놀아주다가 흥분한 고양이가 집사를 실수로 물 수도 있다. 이때도 모든 것을 멈추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가 일정 시간 이후 나오자.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고, 제대로만 한다면 며칠이나 몇 주 뒤부터는 무는 것을 고민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기적인 사냥놀이로 무는 횟수를 현저히 줄 일 수 있다.

물때마다 때린다? 정말 큰일 날 소리.

 인터넷을 보면 고양이가 물 때마다 코를 때린다든지, 물을 뿌린다든지, 같이 문다든지 등과 같은 방법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방식이다. 무는 버릇은 당장 사라질지 모르지만, 또 다른 혹은 무는 것보다 더 무시무시한 문제행동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다. 

문제행동 교정의 기본은 긍정이다. 내가 하던 행동이 아니라 다른 행동을 했더니 집사가 나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 라는 방향을 잡아주는 것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고양이가 '손으로 놀다가 낚싯대로 노니까 더 재미있고 먹을 것도 생기더라. 손은 흥미없고 낚싯대가 최고!' 처럼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때리거나 같이 문다? 상상도 하기 싫다. 당신의 고양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사람에게 쉬운 방법이 아닌 고양이에게 행복한 방법을 찾자. 

손은 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는 교육이 필요하다. 고영희김씨네 냥이들은 좋은 베개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ㅎㅎㅎ

가장 기본적인 방법을 제시했지만, 이외에도 교정하는 방법은 많다. 사실 이 글에서 모든 방법을 다 정리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여러 번 강조했듯, 고양이에게 긍정적인 행동 교정 방식, 고양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집사라면 충분히 좋은 길을 찾아낼 거로 생각하면서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