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정보/시작하는집사들에게

밥그릇과 물그릇의 위치는 어디가 좋을까?

백화집사 2021. 3. 20. 10:00

사료는 무엇을 사고, 화장실은 무엇을 사고 등 우리 집사들은 할 일이 참 많다. 그 와중에 공부 좀 했다는 예비 집사들의 궁금증 중, 가장 큰 것은 의외로 밥그릇과 물그릇의 위치다. 여러 의견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니 함께 정리해보자.

이것만 알아도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간다. 

 화장실은 피하자. 화장실과 곁에 밥그릇과 물그릇이 있으면 불행하다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이 근거 있는 소리인지 일단 떠나서 고양이의 생태계적 위치를 생각해보자. 고양이는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다. 당연히 자신보다 강한 상대도 있기에, 몸을 숨기거나 흔적을 지워야 하는 버릇이 본능적으로 남아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열심히 덮는 부분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이유로 고양이는 밥 먹는 곳과 배설하는 곳을 달리한다.

캬~ 물맛 조오타~!

그런 고양이에게 화장실 곁은 당연히 식사하기 좋지 못한 공간이다. 밥그릇이 화장실 곁에 있다면 고양이는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대부분 밥을 선택하고 화장실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겠지만. - 

이런저런 이론 다 떠나서 집사 본인도 변기 앞에서 밥 먹는 거 싫지 않은가? 똑같다고 생각하자.

밥그릇과 물그릇의 위치도 붙이지 말자. 밥그릇과 물그릇이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제품도 있는데 이런 제품보다, 따로따로 된 제품을 구매하자. 사료로 인해 물의 오염, 혹은 반대의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당연히 고양이는 그런 사료나 물은 피하게 된다.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필자의 고양이 루이 같은 경우는 밥을 다 먹고 바로 옆의 물을 먹는 걸 좋아한다. 많은 물 위치가 있지만, 루이의 밥그릇 근처에 가깝게 물이 하나 더 놓여 있다. (근데 단비야~ 거기 루이 오빠 밥 자리야~-0-;;)

여담으로 여기서 크게 한가지 기억하면 좋다. 고양이는 안 좋은 기억이 새겨진 음식은 절대 입을 안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번 물에 젖어 먹기 싫어진 사료가 있다면 다음부터는 그 사료 자체를 거부하는 사태도 일어난다. '안 좋은 기억 -> 거부' 이 시퀀스는 생각보다 집사들이 많이 접하게 되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연결된 이야기로 필자는 고양이가 좋아하지 않는 약이나 영양제와 같은 것을 사료 혹은 간식과 섞어서 급여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후각이 뛰어난 고양이는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거부하며, 이 상황의 후폭풍은 해당 사료와 간식을 거부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이러면 나중에는 점점 먹일 것이 사라진다. 

다묘가정이라면 밥그릇은 각자 따로따로!

 '큰 그릇에 다 함께!'. 제발 부탁이다. 피하자. 고양이가 사회성이 없는 동물이란 말은 잘못된 말이지만, 그렇다고 사람처럼 양푼 비빔밥에 숟가락 여러 개를 섞을 만큼 살가운 사회성을 가진 동물도 아니다. 그리고 고양이끼리의 서열 혹은 친밀도, 밥을 먹는 버릇까지 제각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따로 두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만약 친밀도가 너무 떨어지거나 오히려 사이가 안 좋다면 '큰 그릇에 다 함께.'는 커녕 공간 분리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사이가 좋아도 밥그릇은 따로!

고양이를 위한 집안의 환경을 꾸밀 때, 화장실, 밥그릇, 물그릇의 위치만 잘 잡아도 기본적인 환경 조성은 반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중요하고 만약 잘 못 잡았다면 수정하면 된다. 기본적인 고양이의 성향을 알고 당신의 고양이들을 관찰하면서 조금씩 위치를 수정해 주자. 분명히 어렵지 않게 집안 스윗스팟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