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정보/시작하는집사들에게

고양이가 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백화집사 2021. 3. 10. 10:00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열심히 쇼핑한 집사. 두근두근~ 택배 도착. 그런데!!!!! 우리 고양이가 집사의 피 같은 돈을 갈아 넣어 구매한 고양이용품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체 왜?!!?!!?!?! Why?!!? 멘탈은 이미 나갔고, 동공은 흔들리며, 이걸 팔아야 하나 중고장터를 기웃기웃~. 하지만 잠깐! 아주 잠깐만 아래의 내용을 읽고 처분해도 늦지 않다.

좋아!! 이렇게 좋아해만 준다면 텅장도 괜찮아!

누구를 위한 제품인가.

 정말 수많은 제품이 나와 있는 고양이의 세계. 하지만 모든 제품이 고양이를 위하진 않는다. 같은 카테고리의 제품이라도 고양이가 아닌 집사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생각보다 그 비율이 높다는 데 있다.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결국 고양이에 관한 연구나 이해 부족 때문인데, 강아지와 공용용품들은 이런 비율이 태반이다. 그래서 집사에겐 그 제품 중 무엇이 고양이를 위한 제품인지 고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퀄리티가 떨어지지는 않는가?

 특정 제품들은 재질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 냄새가 나거나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열악한 재질로 인해 냄새가 나는 제품은 후각이 예민한 고양이에게는 기피 대상 우선순위가 높다. 보통 이런 제품들은 아주 저렴한 가격대를 구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가격대의 제품이 실패의 확률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싼 제품들이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집사라면 가격대가 싸다고 혹하기보다 문제는 없는지, 왜 가격이 저렴한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접근하자. 

올라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중. 하지만 선천적으로 다리가 불편하고 아직은 작았던 루이에게 캣폴은 조금 어려운 물건이었다. T0T

사용할 줄 모른다.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사용하는 제품들이 있다. 화장실이나 스크래쳐가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스크래쳐조차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고양이도 존재한다.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생소함과 성격의 결과물이라고 받아들이면 된다. 고양이에게 어떤 제품인지 가르치고 잘 사용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 쉽게 적응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크래쳐로 예를 들면 집사가 직접 스크래쳐를 긁는 시늉이나 긁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자. 금세 집사를 따라서 긁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성장에 따라, 혹은 시간이 지나서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다수 있다. 사용하려는 용품이 당신의 고양이에게 너무 어렵거나, 당장은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새끼 고양이에게 성묘나 사용할만한 장난감은 오히려 공포감을 유발할 수 있다. 손바닥만 한 사자 인형이 있다고 생각하면 새끼 고양이에게는 무서운 사자일 수 있지만, 성묘에게는 장난감인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짜잔~ 이제는 쉽게 올라간다옹~! 오예! ^0^

정말 관심 자체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필자는 대표적으로 숨숨집을 꼽는다. 이쁘게 들어가서 아름답게 찰칵! 하는 상상으로 구매한 숨숨집. 도무지 들어가지 않는다. 포기하고 언제 팔아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 1~2달. 이제 정말 팔겠다는 마음으로 중고장터에 필요한 제품 촬영을 하려는 순간, 이럴 수가!!! 우리 고양이가 들어가 있다. 기적 같겠지만 이런 상황 생각보다 많이 있다. 당장 급하지 않다면 1달이든 2달이든 고양이에게 시간을 주도록 하자.

응!? 갑자기 여기서 잔다고? 이런 상황은 쉽게 일어난다.

고양이용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리는 만족감과 기쁨은 집사로서의 특권이다. 그렇기에 더욱 집사가 구매한 용품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마음의 상처는 크다. 때에 따라선 매우 크다. 그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지갑으로 공부하고 통장으로 노력하는 것이 집사다. 물론 그 지갑과 통장을 줄여주기 위해 이런 글을 쓰는 것이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하지만 어차피 아낀 돈, 또 다른 고양이용품 사는데 쓸 거 필자는 이미 안다. - 필자도 집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