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집사생활

고양이의 수명과 집사들이 유난스러운 이유.

백화집사 2021. 4. 6. 10:00

고양이에 관한 연구, 의학의 발전 등은 고양이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속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으로 고양이 곁에서 평생을 함께하며 케어하는 집사의 노력이 있다. 그 노력이 있기에 고양이의 생명 연장과 묘생의 질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녀석들과 행복한 동행을 위해 집사가 해야 할 일은 매우 많다.

생명 연장의 꿈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끔 집사의 노력을 주위에서 '참 유난스럽다.'라는 말로 평가절하하는 경우를 본다. 필자도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한데, 그만큼 집사들은 정말 많은 일을 한다. 고양이 밥, 물, 화장실, 놀이 등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고, 영양제와 특정 질환에 대비 및 관리 등도 늘 신경 써야 한다. 당연히 고양이 관련 공부와 정보 수집은 필수다. 

요즘 고양이들이 의학의 발전으로 15~20년 정도는 산다고 쉽게 얘기하지만, 실제 그 시간을 얻기 위해 집사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의학이 발전한다고 해서 고양이가 알아서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알아서 약을 챙겨 먹거나 바르며 생활하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발전한 의학을 고양이 곁에 끌어다 놓는 모든 일은 집사의 몫이다.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 고양이의 수명도 마찬가지다. 고스톱 쳐서 얻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선천적으로 허약한 루이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사의 마음은 달라진다.

 필자가 처음 루이를 만났을 때는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안정기를 찾아가니, 또 깊이가 다르다. 그리고 루이도 어느덧 3세가 가까워져 온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고 있고,  느끼고 나니 두려움이 들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각오하고 시작한 생활이지만, 막상 시간 흐름을 느끼고 나니 또 마음이 달라진다. 빠른 시간이 두렵고, 집사와 고양이의 어긋나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고,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은 간절해진다. 아마 모든 집사가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행복하게 함께. 모든 집사의 마음이다.

집사들이 유난스러워져야 하는 이유.

 우리 생에 짧게 머물다 가는 고양이를 조금이라도 곁에 더 머물게 하고 싶은 것이 집사의 마음이다. 그에 상응하는 집사의 노력에 고양이는 하루, 한 달, 몇 년의 시간을 우리에게 선물하며 조금 더 함께한다. 

영역 동물로 집에서만 살아가는 고양이에게 집사는 묘생의 전부라고 해도 될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일반화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흔히 말하는 고양이의 기본 성장기를 제외한다면 그 이후의 수명은 전적으로 집사의 노력 여하로 크게 달라진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집사들이 유난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