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보면 분명 이상하게 볼 것들이지만, 집사라면 공감할만한 익숙함.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정말 가볍게 이야기해본다.
사막... 발에 붙는 모래들이여~
아무리 청소기를 돌리고 쓸어도 어느 순간 정신 차리면 나의 발바닥엔 모래가 박혀 있다. 나름 청소한다고 해도 이놈의 모래는 어디서 그렇게 나와서 나의 발에 붙는지... 얇으면 얇은 대로 안 없어지고, 가끔 두꺼운 모래라도 밟으면 아프기도 하다. 집사의 고생은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고양이들은 너무 발랄하게 화장실에서 뛰쳐나온다. 당연히 모래는 촤아~. 아무리 사막화 방지 매트를 깔아도 결국 방으로 흩어지는 모래들이여~
털. 털. 털.
언젠가부터 눈에 뭐가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털이다. 눈을 깜빡여 보고 물로 씻어도 본다. 역시 청소를 한다고 하지만, 공기 중에 떠다니는 털은 제거가 정말 쉽지 않다. 청소를 조금이라도 게을리하면 사막에 돌아다니는 지푸라기 뭉치처럼 털도 뭉치가 되어 돌아다닌다.
밥을 차리고 수저를 드는 순간, 벌써 수저 위에 털이 앉아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손으로 떼고 먹는데, 이미 밥그릇에도 우리 고양이들은 살포시 앉아 있다.
오늘은 어두운 옷을 입어야겠다. 롤러 질은 나의 일상. 신나게 롤러 질을 했더니 생각보다 괜찮게 털들이 제거되었다. 만족. 자신 있게 옷을 입고 밖에서 사람을 만나면 묻는다. '동물 키우시나 봐요~?'
슬기로운 화장실 생활.
고양이의 화장실 상태 확인은 집사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검진이다. '오늘은 혈뇨가 없구나.', '굿똥했네.', '오늘은 설사네. 컨디션에 문제가 있나?' 모래를 뒤적거리면서 말을 한다. 더럽다는 생각은 이미 예전에 없어졌고, 냄새, 점도 등의 디테일까지 확인하는 집사. 이 또한 녀석들의 건강을 위해서리라!
이런 이야기들을 읽고 있는 사람이 집사라면 '그렇지.', '다 하는 거 아닌가?' 뭐 이런 반응을 보일 것 같다. 공감하면서도 당연하게 생각한달까? 일반인이 본다면 참 유난스럽다고 할 테고, 예비 집사들이 본다면...... '당신의 미래입니다.' 라고 말해주겠다.
분명 번거롭고, 귀찮고, 불편해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대수롭지 않다는 게 집사들의 특징 아닌 특징이 되겠다.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이런 집사생활에 내가 만족한다는 게 아닐까 싶다. 아마 다들 그렇겠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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