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김씨네/집사생활

자는 고양이는 집사에게 정말 위험하다.

백화집사 2021. 3. 16. 10:00

집사 생활을 하다 보면 '고양이는 정말 요물이구나.' 라는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끼는 때가 있다. 언제일까?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제일 크게 느끼는 건 '집사의 리듬이 고양이로 인해, 깨졌을 때'가 아닐까 싶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집사의 게으름을 고양이가 부추겨 집사가 무너질 때? 그 말이 그 말인가? 

여기에 합류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고양이는 정말 잘 잔다.

 고양이의 하루 평균 수면량은 12~16시간이라고 보통 이야기한다. 24시간 기준, 적어도 반 이상을 잠에 투자한다. 에너지 넘치는 자묘의 경우는 (딥슬립만 제대로 보장된다면) 엄청나게 잔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데, 성묘가 되는 순간부터 수면량이 정말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런데.

들어올래~? ♡

자는 고양이의 모습은 정말 세상 사랑스럽다. 고양이가 좋아서, 혹은 이제 집사로서 고양이에게 스며들 듯 동화된 집사에겐 이건 뭐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침대에서 자는 고양이에게 다가갔다가 같이 한동안 기절했던 경험, 집사라면 누구나 있다. 

고양이와 함께 처참하게 기절한 집사. zzZ

내일이 오늘 되는 마법.

 바빠 죽겠는데 고양이가 자고 있다. 녀석들을 위해 힘내야지 하면서, 마주하고 쓰다듬는 순간 망하는 거다.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밀렸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 내일이 오늘이다. 

고양이의 체온은 보통 38.5~39.5 정도를 정상으로 보는데, 이 체온은 사람에게 정말 위험하다. 안으면 바로 꿈나라인 거다. 무서운 것은 고양이의 체온은 정말, 이 꿈에서 깨기 싫을 정도의 따스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내일이 오늘 되고 깨어나면 그나마 다행인 거다. 심하면 오늘 된 내일조차 오늘내일한다. 

아이쿠 이뻐라~! 손에 곰돌이도 이쁘...고....zzZ zzZ zzZ

거리를 두자. 

 세상 사랑스러운 고양이지만 집사에겐 고양이와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침대 위의 고양이는 정말 너무 위험하다. 특히 집사에겐 무시무시한 존재이다. 자신은 그런 적 없다고? 거짓말하지 마라. 장담하건대, 고양이 때문에 리듬 안 깨져본 집사 없고, 만약 당신이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만랩 집사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이유가 없는 거다. 

농담 반, 진담 반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 고양이를 케어하다 보면 일상처럼 일어나는 일이다. 집사가 정신 차리고 리듬 잡지 못하면 백이면 백프로 깨지고, 그 여파는 고양이에게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솔직히 이 글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필자 자신이 정말 지키기 힘들어서다. 그러니 제발 필자 같은 행복한 피해자(?)는 없었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거부할 수 없는 집사이기에 오늘도 결국 고양이 핑계를 대고 있다. 같은 집사로서 이해해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