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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엔 R9 로봇청소기. / Clien R9

백화집사 2021. 5. 21. 10:00

집사의 일과 중에 가장 자주 많이 하는 일이 뭘까? 종류는 좀 다르겠지만, 바로 청소다. 방 청소, 물그릇 청소, 밥그릇 청소, 녀석들이 뿜어대는 털과 집사들의 머리카락, 화장실에서 튀어나오는 모래까지...... 정말, 이 글 내내 써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청소와 정리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그런 집사들에게 좋은 청소기는 필수다. 고영희 김씨네에서 사용하는 청소기만 해도 무선 진공청소기, 유선 진공청소기, 침구 무선 청소기, 바닥 정전기 청소포 및 연결 밀대 등 이번에 들어온 로봇청소기까지 하면 이건 뭐 박람회 수준이다. 그렇다. 이번 글은 바로 새롭게 식구로 합류한 로봇청소기, 클리엔 R9 로봇청소기 / Clien R9 에 관한 리뷰이다.

※ 필자의 생활 패턴 상, 물청소 기능은 사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물청소는 아직 로봇청소기에게 맡기긴 무리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청소기 가격이란...

 50만 원 가까운 거금을 들여 로봇청소기를 구매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청소를 편리하게 해보자는 의도가 가장 크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청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 되었다. 조금만 청소를 게을리하면 바닥은 모래사장에, 털은 정말 여기저기 날렸고, 우리는 둘째치고 고양이들이 먼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름대로 열심히 청소한다고 하지만, 사람의 시간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는 점, 사람보다 로봇청소기가 작아서 여기 저거 꼼꼼히 청소해주는 점 등 때문에 결국 또 하나의 청소기를 구매하게 되었다.

- 요즘 무선 청소기가 100 ~ 150만 원의 초고가 행진을 하는 상황라 그런지, 50만 원이라는 금액의 로봇청소기가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은 이상한 현상을 마주했다. 사람은 참 조삼모사에 약한 동물이다. -

구석에 설치해도 충전기를 찾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빵빵한 스펙은 실사용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까?

 클리엔 R9 는 LDS 센서에 높은 배터리, 기타 등등 최신예 로봇청소기 중 하나다. 사실 스펙은 제품 페이지에 바로 있기에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대신 이 빵빵한 스펙이 어느 정도의 실 체감을 안겨줄까를 적어볼까 한다.

필자는 로봇청소기 1세대를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 기존 로봇청소기는 센서라고는 박아보고 못 가면 방향을 바꾸고, 혹은 직접 가서 떨어질 것 같으면 멈추는 정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흡입력도 크게 나쁘지 않았고, 위의 상황 제외하고 '일단 다 가본다.'라는 그 '무식함' 때문에 청소 수준이 생각보다 준수했다. 단점이라면 작은 배터리 용량 때문에 충전기를 왔다 갔다 하는 점, 자신의 지도가 없어서 충전기에 일정이상 공간 보장이 안 되면 충전기를 못찾고 헤매는 점, 특별한 센서가 없기에 부딪쳐 봐야 장애물임을 아는 점, 문턱이나 카펫 등을 거의 넘지 못하는 점 등이다. 

그런 녀석을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지금의 클리엔 R9를 사용하니, 굉장히 만족이 크다. 가장 만족감이 큰 건 문턱이나 카펫 등을 다 넘어 다니면서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모두 잘 청소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모델과 확연히 다른 점인데, 확실히 높은 문턱도 힘겹지만 넘어 다닌다. - 이로서 로봇청소기는 사람 대신 혼자 청소기를 제대로 밀고 다니는 로봇이라는 이미지가 완성되었다. -

또, 센서의 차이 때문에 고양이와 마주치거나 장애물이 앞에 있으면 속도를 줄인다. 충돌은 없는 편이고 자연스럽게 비껴가거나 충돌을 하더라도 속도를 최대한 줄여서 밀어보는 정도다. 사실 이 부분이 반려동물이 있다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데, 로봇청소기와의 충돌은 반려동물 입장에선 통증 혹은 놀라서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집사로서 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였다.

청소 상태는 1세대에 비교해서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1세대라고는 하지만 특히 청소가 잘되는 모델이기도 했고, 사실 청소 상태에 관한 불편함은 크게 없었기에 둘의 차이를 느끼는 건 어려울 듯했다. 다만, 배터리와 그 배터리를 활용하는 기기의 능력에는 확실히 다름이 느껴졌다. 스펙상으로는 기존 1세대와 2.5배 정도 배터리 용량 차이가 났지만, 실제  청소 시간과 흡입력 유지는 거의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효율에선 그 차이가 더 명확해졌는데, 같은 청소 퀄리티를 보여준 22평의 아파트를 청소할 때, 기존 1세대의 로봇청소기를 모두 청소하기 위해 1시간 가까운 청소 시간을 소비했다. 이 청소 시간이면 거의 모든 배터리를 다 사용하거나 중간에 한 번은 충전기로 갔다 다시 나오는 방식을 택했지만, 클리엔 R9 는 일단 자신이 지도를 그리기에, 청소 시간도 25~30분 정도로 짧았고, 청소 다하고 돌아가면 15프로 정도의 배터리 소모를 보였다. 

덕분에 하루에 청소를 2번씩 하고도 배터리는 60~70 프로를 남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 항상 충전기에 위치하다보니 사실 배터리 문제를 겪을 일이 있을까 싶다. 물론 배터리라는 소모품의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20~30평의 구조에서 그 떨어진 효율을 체감할 수 있으려면 정말 오래 사용해야 할 듯했다.

이렇게 열심히 청소해도 배터리가 남아도는 아주 괜찮은 녀석이다.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아주 아쉽다. 

 요즘 많은 생활 가전들이 그렇듯, 클리엔 R9 도 앱을 지원한다. 다만, 그 지원이 아직은 매우 미흡하다. 그 하나의 예로 반려동물이나 아이를 위한 차일드락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다. 로봇청소기 자체의 버튼이 상단에 존재하기에 아이들이나 반려동물이 누르기 쉽고, 실제로 루이가 눌러서 작동한 적도 있었다. - 덕분에 아주 깜짝 놀란 루이를 볼 수 있었다. -

지도 데이터를 날려 먹는 일도 종종 있었다. 문제는 지도데이터를 날리면서 기존에 설정해 두었던 청소제외지역도 함께 날아간다는 것이다. 지도를 픽스하는 기능이나 지도를 날려 먹더라도 가지 말아야 할 곳의 데이터는 그대로 저장하여 반영하는 기능이 없는 등, 앱 지원이 매우 미흡한 편이다. - 정말 없는 기능이 많은 편이다. -

클리엔 R9 앱. 실제 사용해보면 기능이 많이 아쉽다.

그 외에도 단점은 있다. 

 잘 넘긴 하지만 그래도 문턱에서 종종 걸리곤 한다. 우리 집 구조에서 더 그런 면이 있겠지만, 한국의 집 구조에서 문턱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로봇청소기들은 이 문턱을 그렇게 잘 넘어가는 편이 아니다. 넘어가다가 걸려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경우는 클리엔 R9 도 자주 보였다.

그리고 아주 구석 청소에 관해선 오히려 예전 센서를 가지고 있는 1세대보다 약간 떨어지는 걸 느꼈다. 아무래도 최대한 부딪치지 않고 위치를 잡기 때문일 텐데, 이런 부분은 좀 더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로봇청소기를 경계하는 루이와 단비.

청소기 청소는 편해야 한다.

 1세대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면 아쉬웠던 부분이 기기 청소에 관한 부분이다. 로봇청소기를 편하려고 샀는데, 로봇청소기 청소가 불편하다면 생활 조삼모사라 하겠다. 실제로 1세대는 그 밸런스가 간당간당했다. 분명 편하려고 로봇청소기를 샀는데, 로봇청소기 자체를 청소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고 번거로웠다.

클리엔 R9 는 괜찮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청소통도 물세척도 편한 편이고, 다른 부품들도 그렇게 청소가 어렵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비는 거의 무시모드다. 조만간 타고 다닐 듯.

반려동물이 있다면 필수로 추천하고 싶다. 

 털을 뿜뿜하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라면 정말 필수로 추천하고 싶다. 굳이 클리엔 R9 이 아니더라도 오래가고, 잘 빨아드리는 녀석이라면, 이제는 로봇청소기를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전에는 보조 청소기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메인 청소기로도 손색은 없다. 평일에 항상 로봇청소기로 관리하고, 주말에 대청소하는 그런 구조가 이제는 실현 가능할 정도의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로봇청소기.